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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메이저리그(MLB)의 명문 구단 LA다저스와 10년
7억달러라는 세계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킨
오타니 쇼헤이.
일본에서 '1,000억 엔의 사나이'(한국은 '1조원의 사나이')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얻은
그가 2024년 2월 29일,
농수 선수 출신인 다나카 마미코(田中真美子, 공식적으로 아내가 공개된 건 3월 15일)와 전격 결혼을 발표했다.
주간지 「여성자신의 설문조사에서 무려 40주 연속 '관심 있는 유명인' 부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여성팬은 물론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선수인 만큼,
그날은 어딜 가나 오타니의 이름이 들려왔고 각 방송사는 정규 방송을 일시 중단하면서까지 긴급 속보를 전했다.
결혼을 발표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을 향해
"여러분들이 시끄러우니까요.
(결혼을) 안 하면 안 한다고 또 시끄럽고"라고 웃어 보인 오타니지만, 어디 결혼뿐이겠는가.
그는 예전부터 뭔가를 하기만 하면 세상을 시끌시끌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일본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투타를 겸하는 '이도류(二)'에 도전하고,
프로 2년차였던 2014년에 두 자릿수 승,
두 자릿수 홈런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2016년에는 투수 및 지명타자로서 시즌 베스트 9에 선정돼 퍼시픽리그 MVP에 올랐다.
MLB의 문을 두드려 LA 에인절스에서 미국 생활을 시작한 후에는 신인왕 (2018년)과 시즌 MVP (2021년)도 수상했다.
그렇게 '일본의 자랑'이 된 오타니는 수시로 일본 스포츠 잡지의 표지를 장식하고,
시즌이 끝나 일본에 돌아올 때마다 연례행사처럼 기자회견을 연다.
그런 오타니가 진정한 국민적 영웅으로 거듭난 건 2023년 3월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였다.
특히 이탈리아와의 8강전에서 투수로서는 최고 시속 164km의 강속구를 구사하며 죄투했고,
타자로서는 환상적인 기습번트 안타를 보여주며 일본 대표팀의 세 번째 우승에 기여했다.
팀의 승리 앞에선 '자존심 따위없다'는 명언까지 남겼으니,
이보다 완벽한 야구선수가 세상에 또 있을까?
그 해 MLB에서도 44홈런을 때리며 일본인 타자 최초로 메이저리그 홈런왕에 등극한 오타니는 말 그대로 살아있는 전설이다.
이제 일본은 각 방송사의 모닝쇼에서 '속보 오타니상'(후지 TV 「메자마시테레비」),
'오늘의 오타니 씨'(TBS 「N스타」),
'오늘의 SHOTIME17'(테레비 아사히 「슈퍼」 같은 특별 코너를 편성해 오타니의 소식을 전한다.
마치 매일 아침 꼭 챙겨 봐야 할 일기예보처럼 오타니의 날씨를 체크하는 것이다.
오타니는 고등학교 3학년 때 8개 구단 드래프트 1순위 지명을 목표로
그 유명한 만다라트(목적 달성을 위한 기술) 시트를 작성했다.
또한 '후회 없는 인생'을 살기 위해 노후까지 이뤄야 할 목표를
나이별로 꼼꼼하게 설계해둔 파워J 유형이다.
그 인생 설계시트에 적혀 있는 '메이저리그 입단', '메이저리그에서 연봉 15억엔',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
'WBC 일본대표', 'WBC 일본 대표팀 우승 및 MVP' 등은 몇 년 늦긴 했지만 모두 달성했다.
아직 이루지 못한 목표는 26세에 이뤘어야 할 '월드시리즈 우숭' 등이 있다.
오타니가 FA 권리를 행사해 LA다저스로 이적한 것은 누가 봐도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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