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와 유방5 <항우와 유방 by 시바료타로>천하의 용맹한 장수들을 받아들이고, 공을 세우면 아까워하지말고 성읍을 나눠주라 한신이 유방에게 말한다이상적인 왕이 되려면 용한과 인상이 있어야 한다.용한이란 용맹 이상의 적극적인 정신능력인데,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전장에서 보이는 강인한 정신과 행동이다.인강이란 인 이상의 논리적 감정이다.부하에 대해 상냥할 뿐만 아니라 거칠고 광적인 애정을 나타내는 것항우는 한번 고함을 치면 1000명의 맹장도 바닥에 머리를 박고, 아무도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의 용한을 가지고 있지만유능한 장군들에게 일이나 물건을 맡기지 못합니다.그 용한은 대장군의 용한이 아니라 필부의 용한이라 해야 할 것입니다.항우의 인강은 적에 대해서는 맹수와도 같지만, 그 병졸에게 말을 걸때의 상냥하고 부드러운 태도는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인자합니다.그래서 항왕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버려도 아깝지 않다은 생각을 하.. 2025. 4. 9. <항우와 유방 by 시바료타로> 유방 서민의 자식으로 태어나 석자의 칼로 천하를 얻다. 폐하, 천하를 다스리는 일에는 늘 갑작스런 요소가 첨가되는 법입니다. 한신과 팽월은 폐하가 거병할 때는 곁에 있지도 않았고, 또한 폐하와 고난을 함께한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천하를 차지하려는 지금. 이 두 가지 요소가 없으면 항왕에게 이길 수 없고, 이 두 세력이 떨어져 나가면 천하는 고사하고 폐하의 목숨을 부지하기도 힘드나이다. 지금 폐하에게 필요한 것은 천하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이치를 통찰하는 일입니다. 그것을 통찰하려면 작은 나를 버려야 하나이다.""아, 이제 천하가 보이네."유방은 갑자기 외쳤다."천하를 한신과 팽월에게 주어도 괜찮을 것 같네.""잘 보셨나이다.""그럼 나는 패로 돌아가야 하느냐?"유방의 얼굴에 웃음이 번져나갔다. 패로 돌아가 은거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그 정도의 각오로 한.. 2025. 3. 4. <항우와 유방 by 시바료타로> 이상적인 왕은 항우와 반대로 해야 한다. 항우는 천하 그 자체이며, 그에 비해 유방은 한 변경의 군벌에 지나지 않았기에, 만일 항우가 그 말을 들었더라면 크게 웃었을 것이다."대왕! 대왕과 항왕을 저울에 달아봅시다. 먼저 용한 인강꿈에 대해서"이 두 가지 기준으로 두 사람을 저울에 올려보겠다는 것이다. 용한이란 용맹 이상의 적극적인 정신능력인데,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전장에서 보이는 강인한 정신과 행동이다. 인강이란 인 이상의 논리적 감정이다. 부하에 대해 상냥할 뿐만 아니라 거칠고 광적인 애정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용한과 인강은 일견 모순되는 듯이 보이지만, 상극적인 그 두 가지 성격이 한 인격체에 동거할 때 이상적인 왕이 될 수 있다.나는 항왕을 모신 경험이 있으므로 그의 용한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람이 한번 화를 내어 고함을 치면 .. 2025. 3. 3. <항우와 유방 by 시바료타로> 항우 앞에 살기 위해 넙죽 이마를 바닥에 찧는 유방, 분위기 쇄신 "자방."유방은 힘없이 장량을 불렀다."나는 패에서 그냥 어슬렁거리며 일생을 보내는 편이 나았을지도 몰라."장량은 위로의 말을 찾으려다가 찾지 못하고 연민에 가득 찬 눈길로 유방을 바라보았다."천명이지요."그것 외에는 할 말이 없었다. 장량은 유방이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을 생각해 보았지만,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항우에게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였다.천명이기에, 때로 저항하고 때로 울고 때로 굴복하고 때로 싸우고 허둥대면서 항우와 맞설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뭐가 어찌 됐든 무조건 항우에게 읍소하여 목숨을 보전해야 한다. 자신이 얼마나 충성스런 부하인지를 설하고, 무조건 울면서 상대방의 측은지심을 불러일으키는 길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장량은 말했다.유방은 입구에 가까운 낮은 자리를 가려 무릎.. 2025. 3. 3. <항우와 유방 2 by 시바료타로> 백성이 도망치면 왕권 따위는 쓰레기와 같은 것 장량은 그 정도의 지식밖에 없었지만, 어쨌든 사자를 보내 면회를 요청했다.보아하니 유방은 마음이 탁 틘 사람인 것 같았다. 무조건 만나 주었고 그 의견도 경청해 주었다.'듣는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로구나.'장량은 이야기를 듣는 유방을 보고, 꽃봉오리가 점점 벌어지는 듯한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유방은 시원스런 표정으로 장량을 바라보다가 거대한 몸을 점점 장량 쪽으로 기울이면서, 그 어린 남자가 하는 말을 하나도 빠짐없이 들었다. 연기가 아니었다. 유방은 어린 시절부터 '작은 나'를 어디서 잃어버린 듯한 행동을 해왔다. 그는 마음을 완전히 비우고 장량이라는 한 인격체의 말을 듣고 있었다. 들으면서 확신했다.'이 젊은이는 진짜다'마음을 비우면 총명해지는 법이다.유방이 가진 유일한 장점이라 할 수 있었다. 장.. 2025. 3.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