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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세상

<2024/2025 일본에서 유행하는 것들> “취하지 않는 것이 미덕”, 취한다면 ‘레몬사와’

by 센스쟁이야 2024.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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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나 사케의 도수가 점점 낮아지고 맥주보다 레몬사와가 대대적으로 유행하며,
사실상 탄산음료라고 할 수 있는 무알콜 맥주가 점점 세력을 늘려간다.

최근 몇 년간 일본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20대 후배들도 회식 내내 무알콜, 저알콜 맥주를 넘어
아예 진저에일이나 콜라, 우롱차 등 무알콜 음료를 마시는 경우가 많다.

술을 못 마시는 체질도 아닌데 굳이 입에 대지 않는 것이다.
이런 현상의 근간에는 MZ세대들의 술 기피(酒),
즉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가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무병장수를 꿈꾼다.
이제 100세 시대를 넘어 무려 120세 시대가 온다고 하니,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은 더더욱 높아져만 간다.

팬데믹 사태 또한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다.
우리 인간이 추구해야 할 최고의 덕목이자 재산인 건강.

그걸 위협하는 요소로 반드시 언급되는 알콜, 코로나19 이후
미국과 유럽의 MZ세대 사이에서 알콜을 의도적으로 멀리하는 라이프스타일인 소버 큐리어스가 확산되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일본도 비음주가인 MZ세대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주 3회 이상 음주하는 습관을 가진 애주가 남성은
1989년과 2019년 사이 30년간 51.5%에서 33.9%로 줄었고
특히 20대 남성의 비율은 32.5%에서 12.7%로 엄청나게 급감했다.

2021년 일본의 논알콜 음료 시장 규모는 33.7만세로 10년 전에 비해 두 배로 커졌다.
'취하고 싶지 않은' MZ세대들의 분위기를 진작에 감지한 주류업계는 논알콜 맥주를 비롯한 새로운 알콜프리 음료를 하나둘 론칭해왔다.

그중에서도 아사히 맥주의 주력 브랜드인 '슈퍼드라이'에서 출시한 알콜 0% 버전 '드라이제로'는
6년 연속 판매율 1위를 달성한 논알콜 맥주 시장의 최강자다.

아사히 맥주는 사람들이 각자의 체질과 기분, 상황에 따라 스마트하게 적절한 드링크를 선택해야 한다는
'스마도리(Smart Drinking의 일본식 줄임말)' 의식을 확산하기 위해 TV 광고는 물론 각종 사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차마 술을 멀리하라고 할 순 없고,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양하게 준비했으니 각자의 선택을 통해 '취한 기분'은 만끽하자는 주류회사의 마지노선인 셈이다.

또한 '스마도리 주식회사'라는 새 법인을 만들어 2023년 9월, 2060세대 8,000만 명 중 술을 마시지 않는 4,000만 명을 타깃으로 하는
논알콜 바, '스마도리 바(Sumadori Bar)'를 오픈했다.

0%, 0.5%, 3% 중 알콜 도수를 고를 수 있는 칵테일 메뉴를 100가지 이상 개발해 알콜의 대체품이 아닌 기호품으로서
논알콜 음료를 즐기는 '스마도리' 문화를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필요 이상으로 취한 어른들의 모습이 꼴사납다'고 생각하는 일본 MZ세대들의 소비 큐리어스는 단순히 외국문화를 받아들인 결과만은 아니다.
매년 대학교나 직장 내의 알콜 해러스먼트(alcohol harassment, 술을 강요하는 행위),
일명 '아루하라'로 인한 사망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20대, 30대 젊은 세대들이 피해를 입는 모습은 알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축적시킬 뿐이었다.
그런 가운데 법도 개정되어 '파워하라 방지법'이라 불리는 개정노동시책종합추진법(改正労働檍萊推進法)이 2020년 6월부터 시행 중이다.

사회적 상하관계에 의해 음주를 강요하는 것.
원샷을 부추기는 것.
의도적으로 만취하게 만드는 것.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것,
만취한 상태에서 민폐 행위를 하는 것.
후생노동성은 위 5가지를 주요 아루하라'정의하고
강요죄, 상해죄 등의 형사처벌이나 불법행위, 손해배상 등의 민사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Z세대를 대상으로 한 2023년의 설문조사(주식회사 RECCOO 제공)에 따르면,
이자카야에서 제일 처음 주문하는 알콜 음료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3위가 '맥주',
2위가 '마시지 않는다.
1위가 '레몬사와' 라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제는 진부한 '토리아에즈 비이루' 대신 '토리아에즈 레몬사와'의 새로운 미래가 다가온다.


한국의 대학가나 직장문화에도 도입이 시급한 변화이다.

직장에서 90년생들이 팀원으로 들어온다.
요즘은 갑질보다 을질이 무섭다고 참 대하기 어렵다.
태어날때부터 스마트폰이 유행했고, 집에서 매너와 배려를 미덕으로 배웠다.
귀하게 자란 Z세대들과 회식을 할때면 고민이 된다.
짠 하면서 함께 원샷을 해야는지
사이다 음료수를 시켜줘야는지

그나마 팀장들은 같은 MZ세대다고 “마시기 싫음 안 마셔도 돼” 하고 강요하지 않는다.
퇴직을 앞둔 과장님 세대, 베이비붐세대 끝자락들은 참 뒤끝있다.
“안 마셔도 되요. 헌데 잘 마신 사람이 더 이뻐요.”
마시라는 건지 안 마시라는 건지...

일본의 논알콜 음료가 성행하는 것처럼
우리도 식당마다 논알콜음료가 보편화 됐음 좋겠다.
Z세대는 취하지 않는 것이 미덕인 분위기
120세 까지 살아야 하는 자기 관리가 중요한 세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