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만의 골프 레슨 받으러 갔다.
나름 실력을 갈고닦아 신기록 세우겠지 하고 희망을 품고 먼 길을 나섰는데
결과는 2주 전보다 더 안 나왔다.
그동안 연습장도 매일 갔고 퍼터도 벼락치기로 연습했다.
마음을 비우지 않아서 인지 스크린 게임 내내 팔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이번에는 꼭 잘 쳐서 기록 경신해야지’ 나 자신 약속 때문에 부담감이 컸다.
실수도 여러 번 하고 점점 더 오른팔이 아파서 잘 못 치기도 했다.
내 맘대로 안 되는 골프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흐르는 강을 거꾸로 오르는 연어처럼 내 골프도 천천히 여기까지 왔다.
여전히 어렵다.
아들이 주말에 “엄마 왜 골프 쳐?
사회적 유대관계야? 아님 경쟁심리야?”
넌지시 물어본다.
나는 “둘 다 아니야
공이 하늘을 향해 날아갈 때 기분이 최고야.
단지 그 이유야”
뻥 하고 공이 날아갈 때 나도 모르게 펄쩍 뛰고 재미를 느낀다. ’와 신난다 정타였어 ‘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운동 중 골프가 제일 재미있다.
오늘같이 공이 안 쳐지는 날은 ‘그래 때려치우자. 왜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할까. 잘 쳐지지도 않고 실력도 그대로이고 ‘ 속으로 화를 낸다
시간이 다 되어 정리하고 나올 때는 그래도 내일을 기약한다.
내일은 부족한 퍼터와 어프로치 좀 더 연습해야지
하고 마음을 가다듬는다.
첫해는 아이언 7번과 드라이브만 잡을 수 있었고
다음 해는 어프로치, 나머지 아이언들
3년째인 지금은 우드와 유틸리티도 잡는다.
아이언 7번 아닌 채에 대한 두려움은 3년이 돼서야 조금씩 누그러졌다.
어떤 것도 다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연습과 두려움은 반비례한다는 걸 느낀다.
살면서도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는 무한 반복뿐이다.
반복해서 우리 무의식이 기억하게 해야 한다.
한 번씩 보는 골프 스승님은 구력이 22년째, 연습 1도 안 한다.
그냥 한 번씩 심심할 때 스크린에서 치면 72타 나온다.
도대체 몇 년 후면 70타 정도 칠 수 있을까
그날을 기대해 본다.
혼자 연습할 때는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웃고 화내고 해도 나름의 재미를 느끼는데
타인과 내기 게임을 할 때는 무조건 이겨보자는 경쟁심으로 참 힘겨워진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경쟁이 끼면 얼마나 재미가 힘겨움으로 바뀌는지
우리는 그런 현실에서 살고 있다.
여유가 없는 경쟁의 삶, 그 속에 있으면 절대 모른다.
소용돌이에서 나오면 그동안 힘겹게 살고 있었구나 스트레스라는 걸 느낀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하지만
나는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즐긴 후 재충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재충전해야 다시 에너지를 쓸 수 있는 구조 아닌가
인간의 에너지는 무한대가 아니니까
방전되면 육체나 정신의 병이 생기게 마련이니까
당신은 무엇을 할 때 재미를 느끼나요?
마음의 여유를 위해 꼭 찾아야 한다.
나는 우선 골프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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