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는 400세대로 상가는 앞으로 2층까지 12칸 뒤로 4층 건물 4칸 총 16칸이 있다.
앞에는 까페, 세탁소, 새마을금고, 분식집, 피자집, 반찬가게, 치과, 네일아트, 부동산 있을 건 다있다.
뒤에는 24시 편의점, 빨래방, 교회, 미용실이 있다.
주변에는 아파트들이 즐비하다. 50개이상 있는 것 같다.
2022년에 우리가 시골에서 처음 왔을때 호경기였다. 그때 집을 사기 위해 주말마다 부동산 쇼핑을 다녔다.
금리 1%대여서 집집마다 인테리어나 층수 매도자 취향 등을 다 고려하여 고를 수 있었다.
매수자가 갑인 때였다.
아울렛 대신 부동산 가게를 다니며 주변 동네 이야기도 듣고 유명한 학교가 많아서 학원도 많고 마트도 많고 살기 좋은 곳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유난히 따뜻한 가을날이였다.
중학교 3학년 아들 학교 전학 문제로 무조건 학교 근처로 이사를 와야해서 선택지도 별로 없었다.
10키로 떨어진 곳에 혁신지구도 있고 시티 형성이 잘 되어있는데도 그림의 떡이지
내 발에 떨어진 불 끄기도 바빠 한번도 안 살아본 우리 촌뜨기에게는 무조건 학교 500미터 안이였다.
그나마 다행히 명문고등학교 학세권에 유해시설 없고, 우리 아파트 바로 앞 시내버스 정거장에 3년 후까지 지하철역이 생긴덴다.
우리 동과 옆동까지 해서 가장 최근에 신축된 아파트를 골랐다.
내가 살 때는 가격이 고점으로 향하고 있어서 1층도 뽀돗이 잡았다.
한달에 2천씩 오르고 있어서 겨우 샀다. 4.9억원 1층
매수가가 원하는 조건, 제시안을 다 따라주던 때였다.
아파트를 사고 왕이 된 기분이였다.
그 당시만 해도 주말이면 애들 손잡고 동네 한바퀴 하는 재미가 있었다. 새로 온 곳을 알아가는 호기심 가득했다.
그러다 2023년부터 코로나 양적완화로 물가가 6프로대로 치솟자 정부는 금리를 1프로에서 5프로 까지 순식간에 올렸다.
그때부터 부동산은 침체기 시작되었다.
언론보도는 순식간에 냉기를 불어넣었고 부동산과 주식시장은 휘황찬란했던 황금기에서 경제대공황 온 것처럼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3고가 무엇이냐고 국정감사 시험문제로도 나왔다.
고물가는 세계적 현상으로 미국 연준도 계속 상향 치솟핬고 역시 기준 금리를 올렸다.
반작용 법칙대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세계 경제 평균성장률 3.2프로에도 못 미치는 2.3프로대로 떨어졌고
상가들이 눈에 띄게 문을 닫고 있었다.
이사온지 일년째
2023년 하반기쯤 되다보니 자주 가던 중간 마트가 문을 닫았다.
아침 먹거리 없을때 편의점은 비싸고 식자재마트는 멀어서 가기 딱 좋았는데 아쉬었다.
그리고 그 건물 빵집도 문 닫고 임대가 눈에 띄게 붙여졌다.
안타깝다. 나도 별로 안 가긴 하지만 내 집 앞 상가가 임대를 내니 꼭 우리집이 문 닫는 느낌이다.
큰 면적 평수는 아직까지 임대가 붙여져있고 그나마 1칸짜리 작은 점포는 새 주인이 금새 들어왔다.
그 중간포 같은 마트가 문을 닫자 울며 겨자먹기로 아파트 상가 편의점을 가봤다.
몇 번 가봤는데 비싸고 물건도 별로 없고 재미가 없다.
차라리 조금 걸어서 산책 겸 식자재마트를 다녀왔다.
그러다가 2024년 초 편의점 브랜드명이 갑자기 바뀌더니 사장님도 바뀌었다.
그리고는 자주 갔다.
왜 자주 갔을까?
첫째, 갈 때마다 물건이 늘어났다.
2+1도 많고 구미를 당기는 옛날맛 과자들도 많고 품목이 다양하니 빽빽이 전시되어 있다.
앞 작은 매대에 물건이 천장까지 닿게 쌓여있다.
웬지 밥 퍼주는 목사님처럼 잘 퍼줄 것 같은 느낌
세일 한다는 문구도 기념일마다 유행하는 컨셉으로 전시를 화려하게 했다.
편의점이 이뻐졌다.
지나다닐때마다 시간되면 가봐야지 풍성하니 사고 싶어진다
둘째, 립서비스 좋은 사장님
키도 훤칠하고 웃는 얼굴이 윤계상 배우 닮았다.
어제 갔더니 우리 딸 보고 “공주 왔어?” 한다. 나도 모르게 우리 딸과 많이 친한 느낌이다.
계산하는 나를 보고는 ”공주 엄마였구나“ 나를 언제 봤다고 아는척이다.
”공주 엄마 서비스 좀 줘“ 하고 자기 알바한테 말을 한다.
공주 엄마면 왕비 아닌가 괜시리 기분 좋아진다
계산할때 사장님”공주엄마는 큰 봉투로 해줘“ 봉투로 인심 쓴다
언제 들어보겠엉. 학생 엄마도 아니고 아줌마도 아니고 공주 엄마 ㅋㅋㅋ 최고였다.
셋째, 개업 초에 커피음료를 사러 들렀는데 소액이지만 상생카드가 결제가 안된단다
나는 오히려 소액결제라 카드로 하기도 민망한데
사장님은 ” 광주은행 나쁜 놈들 그렇게 빨리 해주라고 했는데 아직도 안해준다네요 죄송해요 며칠지나면 바로결제 해드릴께요“
진심 나를 생각하는 것같다
그리고 진짜 며칠 후 나를 보자마자 카드 된다고 자기가 긁어준다고 한다
나를 언제봤다고 성의가 대단하다.
그래서 요즘 편의점 자주 간다
갈때마다 사장님은 밖에 나와서 여유롭게 놀고 있다
동네 아저씨들 셋넷이랑 담배피고 이야기하며 좋아 보인다.
돈버는 이야기를 하는 걸까 동네 이야기를 하는 걸까 나도 껴보고 싶은 관심 생긴다.
그리고 쇼핑하고 계산할때쯤이면 기사처럼 나타난다.
공주엄마오셨어요 하면서....반갑게 맞이한다.
나보다 내 아들과 딸과 친한 사장님
얼마점 다른 동에 2호점을 냈다고 한다.
나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사장님은 <데일카네기 인간관계론>을 읽지 않았을까? 분명히 읽었을 것이다.
카네기는 책에서 미국 역사상 가장 심오한 철학자 존 듀이와 프로이트가 인간은 욕구가 다 비슷하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1. 건강과 장수
2. 음식
3. 수면
4. 돈과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
5. 내세의 삶
6. 성적 충족
7. 자녀들의 행복
8.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
8가지 욕구 중
윌리엄 제임스는 ’인간 본성에서 가장 기본적인 원리는 인정받고자 하는 갈망이다‘라고 말했다.
루스벨트는 ’상대의 마음을 여는 열쇠는 상대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 대해 얘기하는 것‘
예수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
위대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구, 인정받는 인물이 되고자 하는 욕구
정육점에서 일하든 빵집에서일하든 왕좌에 앉아 있건 간에 누구나 자신을 존경해주는 사람을 좋아하기 마련이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은 인간과 동물을 구분해주는 중요한 차이점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면 그 사람으로부터 관심과 시간과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
경제를 끌고 가는 기업, 가계, 정부 중 사장님은 기업의 한 축이라고 볼 수 있다.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라는 장사의 조건에 전혀 부합하지 않고 현재 경기 침체기에 다 망해가는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24시 편의점 사장님이
2호점을 내는 광경은 장사는 입지로 하는게 아니다라는 새로운 사실을 보여줬다.
역시 경제는 탄생도 인간이 시작했고 끌고 가는 것도 인간관계로 한다.
나를 공주 엄마로 불러주는 밝은 사장님은 3개월만에 2호점 냈고 조만간 또 3호점 낼 것이다.
진심으로 고객을 걱정해주며 관심 가져주는 우리 사장님 돈방석에 앉으실 것 같다.
사장님 화이팅!
'경제, 경영 MB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해 금리 상황 발표(2024.4.18) - 불붙은 미금리, 증시와 환율 폭격 (1) | 2024.04.18 |
---|---|
주식시장 ‘시장을 예상하려는 것은 도박’ ‘추세가 형성되는 시점에 대응한 자가 돈을 번다’ (0) | 2024.02.25 |
초딩3에게 알려주는 레버리지, (놀기만 하는 편의점 사장님과 우리나라 최고 부자 농협은행) (2) | 2024.02.25 |
부자가 되어야하는 이유, 돈은 빚이기 때문, (0) | 2024.02.20 |
퇴직자들의 어깨는 청년정책 정부 레버리로 펴지고, 퇴직자들의 지갑도 가볍게 한다. (1) | 2024.02.20 |